2012-01-30

Roots of Korean 1

 
한국인 뿌리는 ‘남방+북방’


한국인은 대부분 남방의 농경문화 민족에서 그리고 일부는 북방의 유목·기마 민족에서 비롯돼이중의 민족기원을 지닌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또 한국인과 몽골인이 유전적으로 매우 가깝다는 최근 다른 연구결과와 달리, 한국인은 유전적으로 중국 베이징 한족과 만주족, 일본인과 매우 가까운 것으로 분석됐다.
이 연구결과는 지금까지 한국인의 민족기원과 관련한 연구 가운데 가장 오랜 기간에 걸쳐 가장 많은 표본집단을 대상으로 이뤄진 것이다.
김욱 단국대 교수(인류유전학) 연구팀은 2004 217한국인을 비롯한 중국·일본·베트남·몽골 등 동아시아 11개 민족집단에서 1949명의 유전자를 조사·분석한 결과 한국인은 북방계보다는 주로 남방계에서 비롯한 것으로 나타났다그러나 북방계도 뚜렷해이중의 민족기원현상이 두드러진다고 밝혔다. 이런 결과는 저명한 국제학술지 〈휴먼 지네틱스〉의 2003 12월호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위해 세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고 고스란히 유전되는 두가지 염색체의 디엔에이(DNA)를 이용해 민족의 기원과 이동을 추적했다. 하나는 아버지에서 아들한테만 전수되는와이(Y) 성염색체의 디엔에이이며, 다른 하나는 난자 세포에만 존재해 모계로 전수되는 미토콘드리아 디엔에이다. 김 교수 연구팀은 2001~2003년 한국과학재단 지원으로 11개 민족 738명의 와이염색체를, 2002~2003년엔 8개 민족 1211명의 미토콘드리아 염색체를 비교 분석해 이런 결과를 얻어냈다.
먼저, 와이염색체를 분석한 결과는한국인의 원류는 북방 민족이라는 세간의 인식과 크게 다른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김 교수는 “16만년 전 아프리카에서 출현한 현대인(호모 사피엔스) 6~8만년 전 다른 대륙으로 이동하기 시작했으며 이주 집단의 한 갈래가 2~3만년 전 아시아 남쪽으로 가는 과정에서 와이염색체에 돌연변이를 일으켜 (M)175’라는 유전자형을 지니게 됐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라며이번에 와이염색체를 비교해보니 한국인 75%에서 이런 유전자형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한국인 10명 가운데 7, 8명이 아시아 남쪽으로 이동하던 2~3만년 전의 집단과 동일한 와이염색체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또한 몽골인을 뺀 동아시아인 대부분에서 엠175 유전자형은 주류를 이루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이런 사실은 엠175 유전자형 집단이 중국 중북부인 황허·양쯔강 유역에서 농경문화를 이룩해 인구의 대팽창을 일으키면서 5천년 전쯤 한반도와 다른 아시아 남부로 퍼져나갔다는 유전적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선 중국 중북부 농경민족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의 남방계와 별개로, 한국인에선 몽골·시베리아 북방계 와이염색체의 유전자형(20%)도 발견됐는데, 이는 남방계가 대규모로 옮아오기 이전에 알타이산맥이나 시베리아 바이칼 주변에서 빙하기를 피해 남하한 집단이 먼저 존재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로 풀이된다. 결국지금의 한국인은 한반도에 먼저 들어온 일부 북방계와, 대규모로 이동해 들어온 남방계 농경민족이 섞여 이뤄졌다는 것이 연구팀의 결론이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이번 11개 민족집단의 비교분석을 통해, 2300년 전쯤 농경문화를 전한 야요이족이 한반도를 통해 일본 본토로 이주했다는 유전적 증거도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한국인이 주로 중국 중북부 농경문화에서 비롯했다는 와이염색체의 분석결과는 이 연구팀이 따로 벌인 미토콘드리아 디엔에이의 분석결과와도 대체로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김 교수 연구팀의 결론은한국인과 몽골인은 유전적으로 매우 가깝다는 최근 다른 연구팀의 연구결과와 달라 논란을 일으킨다. 지난달 30일 김종일 한림대 교수(생화학교실)한국인 66명과 몽골인 72명의 미토콘드리아 디엔에이를 분석한 결과 두 민족은 유전적으로 매우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는 중간 연구결과를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김 교수는우리는 한국·몽골인 사이의 유전적 관련성만을 연구한 것이며 연구방식에서도 큰 차이가 있다이런 점에서 다른 결론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Original page:
http://www.hani.co.kr/section-010100007/2004/02/01010000720040217224219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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