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1-31

Roots of Korean 2 - Method for the analysis of DNA

한국인의 뿌리는? - 유전자 분석 데이터
한국인의 뿌리는 6~7만년 전 동부 아프리카에서 출발한 인류의 조상이 인도 북부를 거쳐 동남아에 정착한 뒤, 그 중 일부가 다시 남북으로 갈라졌고, 북쪽으로 이동한 한 갈래가 만주를 거쳐 한반도로 들어왔다고 한다. 아시아 10개국 과학자들이 2004년부터 아시아 73개 민족의 유전자를 분석해 밝혀낸 결과다.

▶세계적 과학학술지 '사이언스'에 실린 이 연구결과로 한민족이 북방 기마민족의 후예라는 종래 상식은 뒤집어진 것일까. 이번 연구의 핵심은 몽골을 비롯한 북방 민족들의 조상도 원래는 동남아에서 왔다는 것이다. 4~5만년 전 동남아에서 아시아 각지로 퍼져나간 아시아인의 조상들이 훗날 다시 진화해 북방 기마민족과 남방 농경민족 등으로 갈라졌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한민족이 북방 기마민족의 후예이고 단일민족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을까. 그건 아니다. 단국대 김욱 교수는 2004년 우리나라를 비롯해 동아시아 11개 민족집단의 유전자를 분석해 "한민족의 기원에는 남방 농경민족과 북방 기마민족이 대략 64 비율로 섞여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북방계보다는 남방계 혈통이 더 많다는 것이다. 이는 5000년 전쯤 중국에서 한반도로 벼농사가 전파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민족의 혈통이 남방계보다는 북방계에 더 가깝다는 다른 연구결과도 있다. 왜 그럴까. 아버지가 아들에게만 물려주는 Y염색체 분석에서는 남방계가, 반대로 어머니가 딸에게만 물려주는 미토콘드리아 DNA 분석에서는 북방계가 더 많이 나타난다. 남자는 남방계가 주류, 여자는 북방계가 주류라는 것이다. 의미는 조금 다르지만 말 그대로 '남남(南男) 북녀(北女)'인 셈인데 그 원인은 아직 분명치 않다.

▶북방 민족과 남방 민족이 한반도로 흘러들어와 피가 섞였다면 우리 민족은 옛날 교과서에 표현한 대로의 단일민족이 아닌 셈이다. 그렇다고 생김새와 체형만으로 누구는 남방계, 누구는 북방계라고 구분하는 것은 잘못이다. 한국인은 제주도 출신이건 평안도 출신이건 오랜 세월 피가 거듭 섞여 유전자가 동질화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떻게 보면 다문화 가정이 빠르게 늘고 있는 지금, 더구나 '민족(nation)'이란 단어 자체가 19세기 유럽이 만든 환상이라는 이론으로 보면 단일민족 운운하는 것 자체가 시대에 뒤떨어진 일인지도 모른다.
조선일보 만물상 2009.12.10
Original page:
http://blog.daum.net/kmb2274/170449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