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3-18

Australopithecus sediba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세디바… 인류의 기원 밝혀줄 '잃어버린 연결고리' 일까?




 1992년 발견된 원인(猿人) 아르디피테쿠스 라미두스의 복원도.
약 440만년 전 출현한 것으로 추정되며, 최근까지 연구 결과로는
가장 먼저 출현한 원인으로 여겨지고 있다.- 사이언스데일리 제공-


남아공서 발견된 190만년 전 유골 돌출한 코·치아·골반·긴 다리 등
猿人과 고대인류 중간 특징 지녀…최근 진화 상식 뒤집는 발견 이어져

인류의 조상으로 추정되는 화석 유골 2구(약 20세 여성 1구, 8~9세 남자 아이 1구)가 지난 8일 언론에 공개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발견된 이 유골들의 명칭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세디바(Australopithecus sediba). 발견자들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세디바가 약 190만년 전에 생존했으며, 원인(猿人·유인원의 특징을 많이 지닌 고대 인류의 조상. 주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속을 말한다)과 고대 인류(호모 에렉투스 등 호모 속 고대 인류)의 연결고리라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유골이 과연 인류의 진화에 어떤 의미가 있으며, 인류의 기원을 찾는 연구는 현재 어디까지 와 있을까?

◆'연결고리' 풀렸나… 과학계 논란

이번 발견은 유골이 가진 특징이나 생존 시기가 원인과 고대인류(호모)를 이어주기 때문에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기존의 통설은 인류가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오스트랄로피테쿠스)→호모 하빌리스→호모 에렉투스→인류'의 단계를 밟아 진화했다는 것이다. 이 중 특히 오스트랄로피테쿠스에서 고대 인류(호모)로 진화하는 과정이 불명확했다. 진화 과정을 뚜렷하게 보여주는 화석이 없었기 때문이다. 시기적으로 계산하면 약 300만년 전과 100만년 전 사이이다.

그런데 이번에 발견된 세디바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와 호모 하빌리스의 중간 특징을 지녔고, 시기적으로도 중간에 위치한다. 포식자의 손이 미치지 않는 동굴 안쪽에서 발견돼 보존 상태도 양호했다. 발견자들은 세디바가 가뭄에 물을 찾아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가 실족했거나 길을 잃어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연결고리'가 될 가능성은 큰 셈이다.

발견자들이 세계적인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낸 논문에 따르면, 세디바는 엉덩이뼈와 골반이 인류의 특징을 지녔고, 다리도 길다. 특히 남자 아이의 치아구조는 현생 인류와도 닮아 있다. 논문의 주 저자인 미국 고생물학자 리 버거(Berger)는 "남자아이의 치아와 돌출한 코를 살펴보면 고대 인류인 호모 에렉투스나 호모 하빌리스와 연관성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조심스러운 과학자들도 적지 않다. 팀 화이트(White) UC버클리 교수는 "이번 발견은 인류의 기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아이와 성인의 골격구조는 차이가 큰 경우가 많으므로 인류의 직계조상이라고 바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기존 상식 흔드는 발견 최근 잇달아

그렇다면 세디바에 대한 논란이 해결되면 인류의 진화는 명확히 규명될 수 있을까? 그러기에는 최근 과학계에 떠오르는 '숙제'들이 너무 많다. 통설이었던 '오스트랄로피테쿠스→호모 하빌리스→호모 에렉투스→인류' 진화설을 뒤흔드는 연구 결과들이 최근 잇달아 발표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인류의 조상인지부터가 논란이다. 30년 전만 해도 많은 과학자들은 인류의 기원이 되는 원인(猿人)으로 '루시(Lucy)'라 불리는 화석을 유력하게 꼽았다. 1974년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서 발견된 이 화석은 약 320만년 전에 존재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라고 불리는 원인의 유골로, 1990년대까지 인류의 특징을 지닌 최초의 원인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1992년에 아르디피테쿠스 라미두스(Ardipithecus ramidus)라는 고대 원인 유골이 발견되면서, 440만년 전에도 인간에 가까운 원인이 존재했음이 드러났다. 게다가 최근 일부 과학자들은 아예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인류의 직계 조상이 아니라고 부인한다. 1999년 케냐에서 발견된 케냔트로푸스(Kenyanthropus)라고 불리는 다른 원인이 인류에 더 가깝다는 것이다.

원인에서 고대 인류로 넘어온 뒤의 진화 과정도 논란이 거세다. 2007년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Nature)에는 호모 하빌리스와 호모 에렉투스에 대한 새로운 연구결과가 실렸다. 통상 호모 하빌리스는 약 240만년 전 출현한 것으로 여겨지며, 호모 에렉투스는 약 180만년 전 출현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네이처에 따르면 144만년 전의 지층에서 호모 하빌리스의 화석이 발견됐다. 그렇다면 호모 하빌리스는 수십만년을 호모 에렉투스와 함께 산 '동반자'일 가능성이 크고, '직계조상'이 아닐 가능성도 생긴다.

팀 화이트 교수는 "다윈도 언급했지만 인류의 진화 문제는 오랜 시간이 지난 뒤 검증되는 사례들이 많으므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며 "유인원만 해도 한때 인류와의 연관성이 있는지 검토됐지만 현재는 인류와 서로 다른 경로로 진화해왔을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밝혔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Australopithecus)약 400만년 전을 전후해 나타난 것으로 여겨지는 원인(猿人). 생활근거지를 확보하고 의사소통을 하며 친족 관계를 형성하는 등 인간의 특징을 지닌 최초의 동물로 여겨진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속(屬) 분류로, 그 안에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프리카누스 등 다양한 종이 존재한다. 특히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가 인류의 직계 조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호모 하빌리스(Homo Habillis)
1959년 탄자니아에서 발견된 고대 인류로, 약 240만년 전 출현한 것으로 여겨진다. 호모 역시 속(屬) 분류이며, 그 안에 호모 하빌리스, 호모 에렉투스, 호모 사피엔스(현 인류) 등 다양한 종이 있다.

☞호모 에렉투스 (Homo Erectus)
약 180만년 전에 출현한 것으로 여겨지는 고대 인류. 불을 사용하는 등 인류와 근접한 생활을 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백승재 기자 whitesj@chosun.com

Original page :
http://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4/12/2010041202056.html

2012-03-17

Hot issue : Human migration

최초 인류를 규정짓는 기준… 큰 두뇌? 직립 보행? 끝나지 않는 논쟁


한양대박물관이 소장한, 국내에서 제작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 ‘루시’의 복원상.
 루시는 인간 진화의 역사에서 직립보행이
     큰 두뇌보다 먼저 등장했다는 증거가 됐다.
                                                          동아일보DB


최초의 인류는 누구이며, 어떤 모습을 하고 있었을까요? 그리고 언제 나타났을까요? 현재 500만∼700만 년 전에 아프리카에서 나타난 것으로 추정되는 세 종(種)이 최초의 인류 자리를 놓고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습니다.

○ 두뇌가 커야 인류의 조상?

화석으로 남아 있는 어떤 종이 있다고 합시다. 이 종이 인류에 속하는지 아닌지를 판단하려면, 인류의 공통적 특징을 충족해야 합니다. 다윈은 인류의 대표적인 특징으로 네 가지를 꼽았습니다. 큰 두뇌와 작은 치아, 직립 보행, 도구의 사용입니다.

큰 두뇌는 다른 동물에 비해 가장 두드러지는 인류의 특징입니다. 그래서 인류학자들은 오랫동안 인류의 조상은 다른 건 몰라도 두뇌는 다른 동물보다 컸을 것으로 추측했습니다.

헌데 이 생각이 1970년대에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독자 여러분도 교과서에서 보셨을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가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1970년대 이후 동아프리카에서는 여러 가지 고인류 화석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에티오피아 하다르 유적과 탄자니아 래톨리 유적 등지에서 나온 것이 바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입니다.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한 연대측정 결과 이들은 300만∼350만 년 전에 살았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때까지 발견된 인류의 조상 중 가장 오래된 종이었지요. 당시 ‘최초의 인간’으로 알려졌던 ‘루시’도 그들 중 하나입니다(그녀가 발견된 뒤 하다르 사막의 발굴 현장에서 열린 파티에서 흘러나왔던 노래가 비틀스의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라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루시는 인간 진화에서 직립보행이 큰 두뇌보다 먼저 등장했다는 증거가 됨으로써 고인류학 역사를 새로 쓰는 계기가 됐습니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의 두뇌는 침팬지의 그것과 크기가 비슷합니다. 치아는 큰 편이고, 도구 사용의 흔적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인간보다 침팬지의 조상에 가까운 것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단 하나, 바로 두 발로 걸었다는 점이 침팬지와 달랐습니다. 골격에서 직립보행의 흔적이 보이며, 래톨리 유적에는 두 발로 걸은 발자국 화석이 남아 있습니다.
이후 최초의 인류를 찾으려는 시도는 직립보행을 중심으로 이뤄졌습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아파렌시스보다 더 오래된 인류가 여럿 발견됐습니다. 390만∼420만 년 전에 살았던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나멘시스’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 초원 때문에 직립보행이 생긴 건 아니다

2000년대에 들어와 상황이 더욱 복잡해졌습니다. 아파렌시스나 아나멘시스보다 더 오래전에 살았던 세 종의 인류가 새롭게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그중 첫째인 ‘사헬란트로푸스 차덴시스’(중앙아시아 차드에서 발견됨)는 600만∼700만 년 전에 살았던 종입니다. 심하게 일그러진 두개골만 발견됐는데, 이것만으로는 직립보행 여부를 알 수 없어 일부 고인류학자들은 그들이 고릴라에 더 가깝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동아프리카 케냐에서 발견된 ‘오로린 투게넨시스’입니다. 이 종 역시 600만∼700만 년 전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대퇴골(넙다리뼈)이 발견됐는데, 무릎의 각도 등을 통해 직립보행의 특징을 확인할 수 있어 강력한 최초의 인류 후보로 꼽히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에티오피아의 아라미스에서 발견된 ‘아르디피테쿠스 라미두스’입니다. 이 종은 440만 년 전에 살았습니다. 2009년 전체 골격이 모두 공개됐으며, 그해 말 미국의 과학저널 ‘사이언스’에서 ‘올해의 발견’으로 선정할 정도로 인류학계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라미두스도 직립보행을 했지만, 유인원처럼 나뭇가지를 쥘 수 있는 엄지발가락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인간과 유인원의 중간 형태라고나 할까요?

지금 당신의 발을 들여다보세요. 현대 인류나 아파렌시스같이 직립보행을 하는 종의 엄지발가락은 보통 여러 발가락 중 가장 크고, 다른 발가락들과 평행을 이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라미두스에겐 엄지손가락처럼 옆으로 벌어진 엄지발가락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긴 팔과 짧은 다리 등 침팬지와 비슷한 체형을 가졌지만, 침팬지와 다르게 걸을 때 팔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주변 생태와 연관지어 보면 기존 학설에 대한 의문점이 더 커집니다. 지금까지 학자들은 인류가 온전히 직립보행만 하게 된 이유가 500만 년 전 아프리카 삼림지대가 점점 줄어든 데 있다고 설명해 왔습니다. 풀이 무성한 초원에서는 두 발로 서거나 걸어서 먼 곳까지 시야를 확보해야 할 필요가 생깁니다. 그래야 포식자를 미리 피할 수 있고 먹잇감도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라미두스가 살던 곳은 초원이 아닌 삼림지대였지요. 초원 환경에 대한 적응으로 직립보행이 나타났다는 가설이 흔들리게 된 것입니다.

과연 최초의 인류는 누구이며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이 질문은 진화론의 역사와 함께합니다. 다윈이 처음 제기한 이후 200년이 넘게 끊임없이 탐구된 주제이지만, 여전히 논쟁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최초 인류의 모습은 다시 한 번 충격적으로 바뀔지 모릅니다.

이상희 리버사이드 캘리포니아대 인류학과 교수 sang-hee.lee@ucr.edu  
정리=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ashilla@donga.com  

Original page:
http://news.donga.com/Culture/New/3/07/20120316/44833046/1

2012-01-31

Roots of Korean 2 - Method for the analysis of DNA

한국인의 뿌리는? - 유전자 분석 데이터
한국인의 뿌리는 6~7만년 전 동부 아프리카에서 출발한 인류의 조상이 인도 북부를 거쳐 동남아에 정착한 뒤, 그 중 일부가 다시 남북으로 갈라졌고, 북쪽으로 이동한 한 갈래가 만주를 거쳐 한반도로 들어왔다고 한다. 아시아 10개국 과학자들이 2004년부터 아시아 73개 민족의 유전자를 분석해 밝혀낸 결과다.

▶세계적 과학학술지 '사이언스'에 실린 이 연구결과로 한민족이 북방 기마민족의 후예라는 종래 상식은 뒤집어진 것일까. 이번 연구의 핵심은 몽골을 비롯한 북방 민족들의 조상도 원래는 동남아에서 왔다는 것이다. 4~5만년 전 동남아에서 아시아 각지로 퍼져나간 아시아인의 조상들이 훗날 다시 진화해 북방 기마민족과 남방 농경민족 등으로 갈라졌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한민족이 북방 기마민족의 후예이고 단일민족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을까. 그건 아니다. 단국대 김욱 교수는 2004년 우리나라를 비롯해 동아시아 11개 민족집단의 유전자를 분석해 "한민족의 기원에는 남방 농경민족과 북방 기마민족이 대략 64 비율로 섞여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북방계보다는 남방계 혈통이 더 많다는 것이다. 이는 5000년 전쯤 중국에서 한반도로 벼농사가 전파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민족의 혈통이 남방계보다는 북방계에 더 가깝다는 다른 연구결과도 있다. 왜 그럴까. 아버지가 아들에게만 물려주는 Y염색체 분석에서는 남방계가, 반대로 어머니가 딸에게만 물려주는 미토콘드리아 DNA 분석에서는 북방계가 더 많이 나타난다. 남자는 남방계가 주류, 여자는 북방계가 주류라는 것이다. 의미는 조금 다르지만 말 그대로 '남남(南男) 북녀(北女)'인 셈인데 그 원인은 아직 분명치 않다.

▶북방 민족과 남방 민족이 한반도로 흘러들어와 피가 섞였다면 우리 민족은 옛날 교과서에 표현한 대로의 단일민족이 아닌 셈이다. 그렇다고 생김새와 체형만으로 누구는 남방계, 누구는 북방계라고 구분하는 것은 잘못이다. 한국인은 제주도 출신이건 평안도 출신이건 오랜 세월 피가 거듭 섞여 유전자가 동질화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떻게 보면 다문화 가정이 빠르게 늘고 있는 지금, 더구나 '민족(nation)'이란 단어 자체가 19세기 유럽이 만든 환상이라는 이론으로 보면 단일민족 운운하는 것 자체가 시대에 뒤떨어진 일인지도 모른다.
조선일보 만물상 2009.12.10
Original page:
http://blog.daum.net/kmb2274/17044932